나노크기 물질 조작ㆍ제어, 신개념 물질구조 제작 가능
실질적인 실험ㆍ검증 통해 국내 연구거점화가 목표
첨단 연구와 인재양성 거점- 대학 연구센터를 가다
(12) 이화여대 양자메타물질연구센터
양자역학과 나노기술은 21세기 과학기술이 이룬 핵심적인 진보로 꼽힌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극미세 세계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인간문명은 새로운 기술적 도약의 가능성을 거머쥐었다. 양자역학과 나노기술을 잘 풀어내면 현재 사용되는 기술들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물질과 기술을 현실화할 수 있다.
이 두가지 기술을 접목시켜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소자와 구조를 연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 이화여대 양자메타물질연구센터(센터장 우정원 교수)다. 센터는 교육과학기술부 선도연구센터 이학분야(SRC)에 선정돼 지난 2008년 문을 열고 연구를 시작했다.
센터장인 이화여대 우정원 교수(물리학과ㆍ사진)는 "지금까지 나노물질 연구는 주로 화학분야에서 새로운 물질 합성을 연구하거나, 생물학 연구자들이 DNA 변형 연구 등을 하면서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물리학 연구자들이 집단연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연구를 하는 것은 이 센터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우 센터장은 이어 "새로운 물질구조를 설계하는 것은 물리학자가 훨씬 전문가들"이라며 "물질의 좀더 근본적인 성질을 연구하고, 나노 크기에서 물질을 조작한 후 양자역학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이를 예측해 검증하는 등 다양한 연구를 통해 기술진보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노물질의 양자현상 실험으로 들여다본다=금 등의 금속과 탄소 원자 한층으로 이뤄진 2차원 물질인 그래핀, 반도체, 산화물, 유전체 등 연구범위는 매우 넓다. 이들 물질이 나노크기에서 갖는 성질은 다 다르다. 양자효과가 드러나면서 서로 다른 성질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론적인 연구는 많이 이뤄졌지만 센터는 거기에서 나아가 실질적인 실험과 검증을 통해 국내 연구거점을 만들어 가겠다는 목표다.
우 센터장은 "두가지 이상의 나노미터 크기 물질들을 공간적으로 배열하거나 접합해 새로운 인공구조를 만든 후 구조를 구성하는 입자나 특성을 제어함으로써 개별 나노구조와는 다른 새로운 양자역학적 성질을 구현해내는 인공구조물을 `양자메타물질'이라고 한다"고 설명한다. 어떤 덩어리물질이 공간의 3차원 중 어느 한 차원만이라도 나노미터 크기를 가지면, 일반적인 물질과는 다른 물리적 성질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성질을 잘만 이해하고 응용하면 쓰임새는 매우 폭넓을 수 있다.
그는 "반도체, 레이저, 디스플레이, 초전도체, MRI 자기공명 등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바로 양자역학을 적용해 개발됐다"며 "이제 기술의 발달로 나노크기나 원자 단위의 물질을 인공적으로 조작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이 됐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의 물질구조 제작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나노기술에 바탕을 둔 새로운 구조로는 양자점, 나노선, 초박막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양자효과가 나노크기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을 이용한 것들이다.
◇첨단 기초과학 집단연구에 적합=센터는 나노구조를 배열ㆍ접합시켜 특성이 제어된 양자메타물질을 제작하고 새롭게 발현된 양자역학적 성질을 측정, 분석하는 한편 이를 응용한 차세대 양자메타 소자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물리학 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양자현상을 띈 인공구조를 구현하는 것이다.
양자메타물질을 이용한 신소재 연구는 연구범위가 넓어 유기적인 집단연구가 꼭 필요하다는 게 우 센터장의 설명이다.
응용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우 센터장은 "현재 반도체 집적도를 높이려는 경쟁이 치열한데 양자메타물질 연구를 통해 기존 물리적인 한계를 뛰어넘는 반도체 개념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10년 후에는 새로운 양자현상에 바탕을 둔 신소자를 많이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학계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초전도메타물질, 조셉슨 효과를 이용한 양자메타물질 등이 실험실에서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센터는 이를 위해 이화여대 내에 1입방피트당 먼지가 1000개 이하인 청정실을 만들고 광리소그래피, e빔리소그래피 등의 고가 연구기자재들을 설치했다. 연구센터에 포함된 연구자와 대학원생들이 자유롭게 장비들을 활용해 시료를 만들고 측정할 수 있다.
우 센터장은 "집단연구의 강점은 상호보완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빛, 전자 등 서로 다른 영역을 연구하던 연구자들이 서로의 전문성을 보완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에는 교수급만 12명이 참여하고 있다. 대학원생들은 교수들의 협동연구의 혜택을 고스란히 보면서 전문성을 넓히고 연구의 깊이도 업그레이드해가고 있다.
교과부를 통해 연 10억원 가량을 지원받고 있지만 기초과학 분야 연구자로서의 목마름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우 센터장은 "일본만 해도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연구비를 매년 늘려주고 있는데, 선도연구센터사업은 20년전부터 계속 연구비가 10억원에 머물러 있다. 20년전 10억이면 지금 화폐가치로 50억원도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과주의에 근거해 모든 사업을 평가할 게 아니라 기초과학은 계속 있어야 하는 분야인 만큼 신념을 가지고 30∼40년간 `묻지마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야 노벨상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source: 디지털 타임스 (12.01.2010)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0120202011357650004
| < Prev | Next > |
|---|